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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수능 킬러 문항 출제 금지는 현 수능 국어를 저격했다

by ggodak 2023. 6. 20.

수능을 150일 정도 앞두고 정부가 발표한 수능 킬러 문항 출제 금지의 의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수능 킬러 문항 출제 금지는 정확히는 정부가 수능에서 공교육 교육과정 외 내용을 출제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수능에 어떻게 공교육 교육과정 외 내용이 나왔고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 현 수능 국어 영역의 문제점과 같이 살펴보겠습니다. 

 

연필을-들고-시험지를-풀고-있는-손
난감한 수험생들

 

1. 수능 킬러 문항은 높은 사고력을 요구해 변별력을 만든다

수능은 어떤 과목이든 단순 암기 만으로 풀 수 없는 높은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수능의 취지에 맞는 문제라고 할 수 있지만 그만큼 난이도가 높아 대부분의 학생들이 풀지 못하여 '킬러' 문항이라고 불리는 문제입니다. 이런 문제들로 수능은 변별력을 갖추게 됩니다. 물론 킬러 문제라고 하여도 원칙상 공교육 교과 과정 내에서 출제하는 문제이기에 푸는 게 불가능한 문제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 킬러 문항이 어째서 출제 금지가 된 걸까요?

 

 

 

2. 수능 국어 영역 킬러 문항의 변별력이 엉뚱한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사교육 열풍이 지속된 결과 수능 킬러 문항의 난이도 또한 변별력 유지를 위해 해가 갈 수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변별력이란 공교육 교육 과정 내에서 발생해야 하며 그 외에 조건에서 발생하면 안 됩니다. 다시 말해 공교육 교육 과정 외 배경지식이 변별력에 영향을 주면 안되는 것입니다. 이는 교육부가 경계하는 교육 공정성 훼손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수능 국어 영역에서 이러한 잘못된 변별력을 가지는 킬러 문항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3. 수능 국어 영역에서 배경지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2019년도-수능-국어-킬러-문항-본문
2019년도 수능 국어 비문학 킬러 문항 본문
2019년도-수능-국어-킬러문항
찍는게 더 낫다는 정답률 19% 논란의 킬러 문항

이 문제는 2019년도 수능 국어 킬러 문항입니다. 본문 내용은 이과적 지식이 담겨있는 우주론에 대한 내용입니다. 31번 문항은 본문의 만유인력을 설명한 글이며 본문과 만만치 않게 복잡합니다. 수능 국어 영역이 요구하는 능력은 이러한 내용을 배경지식 없이 읽었을 때도 글을 잘 이해하는 능력, 다시 말해 배경지식 없어도 모두가 풀 수 있는 문제로 출제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수능은 시간제한이 있는 시험이고 예전 수능 국어와 다르게 최근 비문학의 글의 양과 문제의 글의 양이 늘어난 만큼 문제를 푸는 시간도 촉박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본문의 내용을 배경지식으로 알고 있는 학생과 아닌 학생 간의 문제 풀이 속도가 같을 수가 없으며 이는 곧 성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4. 학생들은 배경지식 까지 공부하기 시작했다

 

수능-국어-비문학-배경지식-관련-도서-예시
시중에 출판된 비문학 배경지식 책

이처럼 수능 국어의 난이도가 점점 어려워지고 국어 성적에 따라 대학 입시가 갈리는 상황에서 학생들은 아예 배경지식을 따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배경지식 관련 책 뿐만 아니라 강의 또한 많이 생겼으며 배경지식 외 비문학 공부를 위해 고난도의 LEET(법학적성시험) 문제를 풀기도 합니다. 교육부는 이런 실태에 수능 국어 난이도를 조정하겠다며 몇 차례 발표하였지만 변별력을 유지하며 방향 또한 유지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번 정부의 특단의 조치는 이러한 문제점을 크게 틀겠다는 목적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이번 수능 킬러문항 출제 금지 조치의 속 사정을 알아보았습니다. 사교육 열풍이 심해지는 만큼 교육 평등을 위해 시험의 공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이번 정부의 조치가 공교육 교육 과정 외의 요소가 개입하는 것을 최소화하여 시험의 공정성을 높일 수 있는 조치가 될지 아니면 그저 수능 시험의 변별력만 떨어트리는 조치가 될지는 올해 치러질 수능의 결과를 보고 판단해야겠습니다.